2025-01-31

애플 회계연도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

AAPL 실적 (Investing.com)

애플은 지난 새벽 회계연도 2025년 1분기 (일반적으론 2024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EPS는 2.40으로 예측보다 잘 나왔다. 분기 매출의 경우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인 1243억 달러로 예측보다는 저조했지만 YoY로는 2억 달러 이상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약간 구체적으로 애플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이 691억 3800만 달러로 기대 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등의 매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아이폰 매출 역성장은 이미 예상된 수순이기도 했기에 큰 충격은 없었던 듯하다. 

이 외에 맥이나 아이패드 등의 매출은 성장세를 보였고 그 외의 웨어러블이나 홈 디바이스, 액세서리 등의 경우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이후 IR을 통해 애플은 300억 달러 이상의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여담

하드웨어 성장은 정체라고 이미 수 분기 전부터 매출 발표 때마다 이야기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서비스 매출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늘 주장해 왔다. 물론 한 개인의 주장은 애플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었을 것이겠지만 애플은 이 개인의 말과 비슷하게 서비스 매출을 잘 늘려오고 있다. 이 기업을 좋아하는 입장으로썬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쨌거나 중국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중국 카드는 버리는 카드로써 점점 손에 자주 잡힐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안 그래도 Apple Intelligence의 중국 진출은 상당히 지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는 점점 더 시장을 뺐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중국 대신 빠르게 인도로의 주력 시장 전환을 추진 중인 것은 잘 선택한 전략이다. 물론 좀 더 일찍 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중국 시장이 죽는다고 그냥 죽을 애플은 아닐 거다.

개인적으로 봐선 애플(AAPL)은 여전히 탑 픽이다. 디바이스 판매 성장은 좀 주춤하지만 저 화려한 주주환원의 규모를 보면 아직 가지고 있어도 괜찮은 주식일 것 같다. 다만 비중에 관해서는 더 늘리긴 힘들진 않겠나 하는 현실적인 판단도 없지는 않다.

미국 12월 PCE: 인플레이션은 증가했지만 예상대로

미국 12월 PCE 등 (Investing.com)

어제 예비치에 이어 오늘 PCE의 본지표가 발표되었다. 일단 헤드라인과 근원 모두 이전에 비해 높아진 건 맞지만 모두 예상대로 나오면서 굳이 자세히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을 지경이다.

연준이 가장 선호한다던 지표인 근원 PCE YoY 수치도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아직 3%를 넘지 않았다는 점은 좋은 신호일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금리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런 의미일 뿐일 지도 모른다. 지금 전세계가 필요한 건 미국의 금리 인하일 텐데 약간 답답한 결과일 수도 있다. 다만 연준은 이제 노동시장을 더 신경 쓸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던 만큼 이제 PCE의 중요도는 좀 떨어졌을 테다.

더 자세한 내역을 뜯어보고 싶은데 PCE는 상세 내역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냥 이 정도로 기록만 하고 넘어가야겠다.

불안불안한게 트럼프가 다시금 관세 이야기를 들고 나오고 있다. 그의 입 대로라면 바로 내일, 아니 미국 시각일 테니 한국 기준으론 대충 모레 부터가 될 것 같다. 부디 보편관세론이 허풍이길 빌며 잘 넘어갔으면 좋겠다. 관세는 협상용 카드라는 게 일반적인 평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미국 경기 침체론이 다시금 등장하고 있다보니 뭐든 신경쓰이기 시작하는 시점 같다.

마지막으로 결론을 내자면...

아주 절실하다... (출처불명)

2025-01-30

연준의 금리 동결 그리고 유럽의 금리 인하

연휴 마지막 날 까지 고통받...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느라 FOMC 결과를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던 놈들도 고통 받... 칭찬 좀 받아야 할 것 같다. 하아 죽겠다. 아니 뭐 어쨌거나 중요한 건 연준이 예상대로 만장일치로 금리를 4.50%(4.25~4.50%)로 동결했다는 거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Investing.com)

이 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또 중요하지 않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일 것 같다. 왜냐하면 다들 예상했던 그대로 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별로 분석할 거리가 또 없는 것 같다. 최악의 정권을 만들어버린 이의 탄핵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환율에도 별 영향이 없을 거다. 연준에선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하니 트럼프가 연준을 더 세게 압박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은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와중에 ECB는 금리를 25bp 인하한 2.9%로 결정했다.

유로존 금리결정 (Investing.com)

미국과 유럽의 차이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이걸로 또 확실해졌다. 여전히 쌩쌩한 미국 그리고 죽어가는 유럽이다. 물론 미국 빼고 다 함께 죽어가고 있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이제 한국보다 유럽의 기준금리가 낮아졌다. 그렇다면 한국으로 수급이 조금은 더 들어올 수 있을까 기대는 해볼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국채 이야기지 주식은 아닐 거다. 그래도 좋은 영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할 뿐이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또 모를 뿐이다 (출처불명)

2025-01-29

위클리커버드콜 이라니 이건 또 무슨 상품인가

문제의 상품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배당이 많이 준다는 커버드콜 상품이 넘치고 있다. 배당으로 생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솔깃한 상품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커버드콜 상품들이 또 여러 특수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어 무슨 차이가 있나 궁금증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주제는 위 스크린샷으로 정리한 어떤 위클리 커버드콜 상품에서 시작된 내용이다. '커버드콜'과 '위클리커버드콜' 상품의 차이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자.

커버드콜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커버드콜(covered call)은 '콜 옵션 프리미엄 판매 수익을 배당(분배) 형식으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일반인이 ETF로 투자하게 되는 상품 대부분은 기초지수에 해당하는 주식을 편입해서 운용하고 추가로 이 자산들의 콜 옵션을 매도하여 생긴 프리미엄 수익을 배당 형식으로 분배해 준다. 

다만 일반적인 주식 운용으로 발생한 배당금은 상품에 따라 취합해서 분배하거나 혹은 분배하지 않고 신탁재산으로 편입하기도 하는 것 같다. 

파생상품 운용 비율에 따라 좀 다르긴 하지만, 일반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작은데 혹자는 '상방이 막혀있고 하방은 열려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하방도 그만큼 커버하는 게 있고 거기다 분배금까지 있어 폭락도 어느 정도는 막아주는 의미도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판단일 뿐이다.

위클리커버드콜

위클리커버드콜(weekly covered call) 상품은 '위클리 콜 옵션 운용 전략을 사용하는 커버드콜 상품'이다. 옵션의 만기는 데일리(daily), 위클리(weekly), 먼슬리(monthly) 세 종류가 일반적인데 여기서 매 주마다 만기가 오는 위클리 콜 옵션 파생상품을 이용해 운용한다는 말이다. 

콜 옵션의 만기는 운용 수익과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만기가 길 수록 수수료 부담은 줄어드나 반면 시장 상황 변동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데일리가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수익이 가장 좋으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롤오버(청산 후 다음 만기의 동일상품 매수) 수수료나 운용 부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먼슬리의 경우는 상황 대처는 상대적으로 힘든 편이지만 롤오버 수수료나 운용 부담은 그만큼 적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위클리커버드콜은 데일리와 먼슬리 사이의 합리적 대안을 찾다 나온 상품으로 추정할 수 있다.

덤: 운용 비율

커버드콜에 부정적인 이유로는 아무래도 위에서 언급한 '상방은 막혀있는데 하방은 열려있다'라고 하는 부분에 있다. 즉 주가가 크게 오를 때 그 수익이 일부만 반영되는데 폭락할 때는 그 하락분이 그대로 온다는 말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정리는 약간 오해가 있는데, 파생상품을 신탁재산에서 어떤 비율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비율에 따라 변동성 조절이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문제의 상품인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경우 신탁재산의 60% 이상을 투자한다고 설명한다. 즉 40% 이하를 파생상품에 투자하여 분배 수익을 창출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커버드콜 수익구조 그래프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위 그림은 투자설명서의 이미지를 캡처한 건데 원본 해상도가 낮아서 좀 흐릿하게 찍을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눈을 째려보면 어느 정도는 보일 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여기서 '콜옵션 매도100%'가 보통 많이들 설명하는 커버드콜의 수익 구조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무식한 상품은 잘 없는 것 같고 실제로 주제의 상품에서 파생상품은 40% 이하만 비중을 적절히 조절하며 운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위 그래프의 파락색으로 진하게 표시된 부분처럼 변동성이 조정되는 듯하다. 

결론적으로 이 상품은 주가의 실제 수익률은 좀 처지겠지만 KOSPI 200 지수의 움직임을 비슷하게 따라가게 하면서도 어느 정도 분배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운용 묵표인 상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운용 목표는 어디까지나 목표일 뿐 여기서 수익률을 통해 운용역의 기량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덤: 커버드콜은 원금을 녹인다?

커버드콜에 대한 부정적 시선 중 다른 하나는 바로 이 부분이다. 과도한 분배금 지급을 위해 원금을 빼서 분배하는 거 아니냐는 것 말이다. 이부분은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이는 계약이나 운영에 관련된 문제다. 예를 들어 해당 상품의 계약에 최소 분배금에 관한 상황이 적시되어 있다면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 수익이 실제 상품의 계약 분배금 보다 적을 때 부족한 분을 원금에서 빼서 줘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 분배금 지급에 대한 계약이 없다면 굳이 원금에서 빼서 분배할 이유도 없다.

어쨌든 그래서 최근에 보이는 상품들은 분배금 때문에 원금을 녹이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저 분배금의 불확실성에 대한 고객의 반응은 호의적일 수도 적대적일 수도 있긴 하다.

문제의 상품은 최대 40%를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취득하는데 사용하는 만큼 분배로 인한 원금손실의 위험부담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분배로 인한 원금손실에 대한 것이지 주가 변동에 의한 위험도가 그대로인 건 당연하다.

정리

다른 문제의 상품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

위클리커버드콜은 먼슬리 방식의 '위험 대처의 상대적 부실'이라는 단점을 덜면서 데일리의 장점인 '수익률 극대화'도 약간 취하는 형식의 커버드콜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이를 통해 변동성도 어느 정도 막으면서 분배금을 적절히 취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것이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비율이 좀 적을 뿐 일반적인 커버드콜의 단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건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상방은 여전히 막혀 있고 하방도 어느 정도 보완하는 하지만 폭락 시의 원금이 손실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하방 시 분배금을 통해 그 손해를 줄여주는 것은 장점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론 횡보가 잦은 코스피 200의 특징(?)을 이용하기 위해 위클리커버드콜 상품을 ISA 계좌에서 모으고 있다. 하지만 장기 투자 목적의 적립은 아니고 그저 주가 평균치 달성을 위한 장기간의 분할 매수 의도라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일부 팔고 횡보하면 분배금 받고 이런 운용을 목표로 한다. 아직 원금을 깎아먹는 일이 발생했다는 일은 듣지 못했기에 ISA를 해지하지 않는 한 일부러 다 빼는 짓은 아마도 안 할 지도 모르겠다.

마치 KODEX ETF의 한 상품을 광고하는 듯한 글이 되어버렸는데 억울하게도 아무런 스폰싱은 없었으며 심지어 개인적으로 매수하고 있던 상품은 경쟁사의 것이라는 점을 끝으로 이 글은 마무리하자.

2025-01-28

deepseek 충격: 이 나쁜 놈아!

딥 - (빡) - 씩 (deepseek)

갑자기 등장한 중국산 AI가 맑은 물에 돌을 마구 던지고 있다. 돌 사이에 쓰레기도 섞여있는 것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성능 좋은 중국산 AI의 등장 소식으로 난리가 난 것 같다.

그런데 이거 진짜일까?

공식 사이트에서는 아주 자랑스럽게 벤치마크를 게재하고 있다.

DeepSeek-V3 Capabilities (deepseek)

상당한 결과다. 이게 과연 주장대로 저비용 인프라로 실현 가능한 결과일까?

이 벤치마크 자체가 주작되었거나 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왜냐하면 오픈소스라서 누구나 원한다면 벤치마크를 직접 돌려볼 수 있으니 말이다. 즉 성능 자체는 사실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단지 중국이 만든 거라는 점에서 성능을 제외한 모든 것을 믿을 수 없다는 게 문제 같다. 량원펑이라는 이름의 헤지펀드 매니저가 대표라는 것도, 중국의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만들었다는 것도, 그것도 세 달만에 만든 거라는 것도, 비용에 대한 것도 모두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물론 편견에 편견이 쌓인 진편견의 고정관념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을 만든 것은 바로 중국 그 자체라는 건 잊어서는 안 된다. 뭐가 어쨌든 역시나 중국이 해버리면 믿기 힘들고 믿기 싫고 짜증나고 좀 그런게 치밀어 오를 뿐이다.

그리고 내 포트폴리오에 위태로운 그림을 그려버리게 만들어서 더 문제다.

갑자기 구멍이 생긴 NVDA

미장의 AI 관련주들이 일제히 폭락한 하루였다. 미장 답게 10%는 기본으로 빠져버리는 무시무시함을 제대로 체감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폭락 와중에도 저가매수세가 제법 들어와서 양봉으로 마감된 종목도 제법 있다는 점이겠지만 말이다.

뭐 어쨌거나 주가 이야기는 접어두자. 다시 위 벤치마크 표를 보다보니 뭔가가 보인다. 중국어(Chinese) 부분 근처의 뭔가가.

가운데에 저거

위 이미지 가운데에 눈길을 가는 게 하나 있다.

C-Eval.

...

뭔가 찰진 발음이 나올 것 같은 이름이다. 안 그런가?

씨-이발

이걸 저기다 적어준 것은 참 고맙다. 구태여 직접 욕을 쓸 필요가 없어졌으니 말이다.

결론

어쨌거나 딥(빡)씩의 성능은 진짜일 것 같다. 이 외에도 중국의 AI가 크게 발전하고 있다는 물증이 계속 나오는 모양이다. 하드웨어를 극도로 제한하니 소프트웨어를 극도로 튜닝해서 성과를 내고 있는 어찌보면 중국스러운 결과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나는 한국인이다.

미국이 이대로 이런 딥(빡)씩의 스타일에 감명을 받아 그대로 도입할 지는 미지수지만 이대로 미국이 AI 선두를 중국에게 뺐기게 놔둘 가능성은 제로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굳이 미국 AI 투자를 포기할 이유는 없을 지도 모른다. 이제 중국과 진짜 경쟁이 시작되는 만큼 실적에 의한 주가 결정이 아닌 유동성이 바로 들어가게 되는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사실은 팔 타이밍을 놓쳤기에 써보는 정신승리일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2025-01-27

콜롬비아 관세 해프닝: 트럼프는 이런 놈(?)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콜롬비아는 항복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연휴를 보내느라 피로에 찌들어 아무 것도 못 보던 사이에 트럼프가 뭔가 일을 저질렀던 모양이다. 콜롬비아에 갑자기 관세를 때리더니 나중에 더 커질 거라며 말이다. 관세 이야기가 좀 잠잠하나 싶더니 갑자기 이런 소식이 들려서 좀 당황했다.

일단 사유는 이민자 문제 같다. 콜롬비아에서 미국 불법 이민을 제대로 막지 않았으니 25% 관세를 때리고 여기서 더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일주일 내에 50%까지 올리겠다 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진짜 사람대 사람이었으면 협박에 가까운 방식이다.

결국 콜롬비아 정부는 하루도 안 되어서 남작 엎드린 모양이다. 트럼프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며 말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이 콜롬비아의 석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데다 안 그래도 콜롬비아 경제는 휘청이는 수준이니 여기에 관세가 부과되면 상당히 난감한 지경이 되는 것은 분명한 것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트럼프는 관세를 유보했다고 전해졌다. 폐지가 아닌 유보인 걸 보면 아마도 "말 안 지키면 이걸로 때릴 거야" 이런 늬앙스 같다.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크게 퍼부어 처치한다.

이게 바로 트럼프의 방식이다 라는 것을 아주 제대로 보여준 것 같다. 물론 기존에 예측되던 것이긴 했지만 실제로 벌어지는 것을 보면 담담하게 받아들이긴 좀 힘든 것 같다. 정말 후덜덜하다. 

한국이 이런 걸 처맞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솔직히 답이 없을 것 같다. 과연 한국은 트럼프에게 내밀 카드를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아니 가지고 있긴 할까?

2025-01-26

애플 OS 마이너 업데이트 RC 공개 등 한 주간의 애플 소식들 25-01-26

소프트웨어 관련 소식들

개발자 베타 릴리즈

애플 플랫폼 OS들의 다음 마이너 업데이트 RC(Release Candidate, 정식 릴리즈 후보) 버전이 개발자 베타 형식으로 공개되었다. 대상은 macOS 15.3 RC, iOS 18.3 RC, iPadOS 18.3 RC, iPadOS 17.7.4 RC, visionOS 2.3 RC, watchOS 11.3 RC, tvOS 18.3 RC 등이다. 이 외에 Safari Technology Preview 212도 릴리즈 되었다.

펌웨어 릴리즈

애플은 AirPods Pro 2와 AirPods 4의 첫 펌웨어 업데이트의 베타버전 7E5067b 빌드를 릴리즈 했다.

일반적인 소식들

iPhone 관련 루머들

iPhone SE 4에는 기존과 동일한 사이즈의 Dynamic Island 및 A18 탑재 가능성이 높은 모양이다. 한편 iPhone SE 4가 iPhone 16E로 리브랜딩 될 것이라는 루머는 일종의 코드네임일 뿐이며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 제기된 모양이다. iPhone 17 Air(가)의 후면 카메라 섬은 가로로 길게 제법 커질 수도 있고 iPhone 17 Plus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는 모양이다.

iPad 관련 루머들

11인치 및 13인치 iPad Air와 iPad 11 등 저가형 아이패드 모델을 위한 새로운 Magic Keyboards가 올 3~4월 중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3를 탑재한 iPad Air는 올해 초 출시 확률이 높은 모양이다. M5를 탑재한 신형 iPad Pro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 모양이다.

틱톡 밴?

틱톡에 호의적인 트럼프 취임과 함께 앱스토어에서 제거된 것으로 보였던 틱톡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애플 앱스토어에는 제거된 상태다.

인도 정부의 압력

인도 정부는 애플에 인도 공식 정부 앱을 iPhone 기본 앱으로 탑재할 것을 요청한 모양이다. 말이 좋아 요청이지 사실상 압력에 가깝다고 보인다. 다만 애플은 러시아 등에서 비슷한 요구를 들어준 경우가 있어서 인도의 경우도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되는 듯하다. 참고로 인도 정부의 요청은 애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도에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 벤더에도 동일하게 요구된 듯하다.

CarPlay의 향방

애플은 차세대 CarPlay 공식 사이트에서 '2024년'이라는 목표 기간을 삭제했다고 한다. 쉽게 정리하면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아직 접지는 않았다는 것도 알 수 있어 긍정적인 의미로 이해해도 될 것 같다.

Apple Watch 밴드의 유독성?

Apple Watch 밴드에 PFAS 같은 독성 화학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애플에 대한 소송이 추진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애플은 문제의 PFAS가 사용되었음은 인정했지만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PFAS의 대체 물질이 PFAS 이상으로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들었다. 다만 PFAS의 사용은 점진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Apple Intelligence의 향방

애플은 경쟁사 대비 AI 능력이 떨어지는 Siri와 Apple Intelligence 보완하기 위해 Kim Vorrath가 Vision Pro 부서에서 AI 및 머신러닝 부서로 배치된 모양이다. 애플이 Vision Pro 보다 Apple Intelligence를 더 신경 쓴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iOS 설치율

애플은 iOS 18이 지난 4년간 출시된 iPhone에 설치된 비율이 76%라고 밝혔는데 이는 그 전 버전인 iOS 17의 설치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iPadOS 18이 설치된 iPad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63%라고 밝혔다.

기타 소식들

  • 영국 정부는 애플 앱스토어 독점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 애플은 프랑스 콘텐츠 할당량에 동의하며 프랑스에서 Apple TV+ 제작 지속 약속한 모양이다.

(Apple)

2025-01-25

적립식 BTC 투기 196주 차 😚

매주 토요일 오후 늦은 시각, 로또 대신 비트코인을 시장가로 만 원어치 무지성으로 지르는 프로젝트의 196주 차 기록이다. 결론부터 적자면 '편안한 밤'이다.

212.86% -> 216.36%

한 주 사이에 3.5% 가량 올랐다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다. 아니 늘 이야기 해왔지만 떨어지지만 않아도 된다. 그런 면에서 뭔가 들쭉날쭉도 없는 것 같고 정말 편안한 밤인 것 같다.

BTC/KRW 주봉 (업비트)

수익률이 오르면 드는 태도는 특징이 있다. 굳이 상승 이유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떨어질 때는 왜 떨어졌나 이유를 찾아보면서 어떻게든 위로 꺼리를 찾으니 말이다. 정말 그런 편에서 편안한 밤이다.

뭐 그래도 상승 이유를 굳이 정리하자면 아무래도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고 암호화폐를 지원할 만한 행보가 조금씩 벌어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뭐 틀리면 아무렴 어때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의 글을 썼지만 마지막에는 안타깝게도(?) 아래 짤로 마무리를 할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의 일이 좀 잘 풀렸으면 좋겠다 (출처불명)

2025-01-24

드디어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25bp 인상했다

일본은행(BOJ)은 예상대로 오늘 12시 경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0.5%로 인상 결정하였다. 이 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잠깐 살펴보고 느낌을 정리해 보자.

일본은행 금리결정 (Investing.com)

일단 발표 전 일본의 근원 CPI가 3.0%로 예상대로 나오면서 역시 금리 결정도 예상 수순을 밟은 듯하다. 이로써 무려 17년 만의 최고치의 기준금리를 기록하는 일본이다. 참 대단하다.

발표 당시 한국의 주가지수는 큰 변화는 없는 모습이었다.

코스피 차트 (네이버 금융)

주식시장엔 아마도 선반영이 되어 별 영향은 없었던 듯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어찌보면 예상된 수순이라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환율에는 반응이 뭔가 미묘했다.

일부 통화 환율 (네이버 금융)

엔/원 환율은 이상하게도 하락했다. 반대로 엔/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금리 상승으로 엔화 가치가 그만큼 오르게 될 일이니 당연히 엔화 환율이 오를 거라 생각했는데 좀 의외였다. 전일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력 덕분에 달러/원 환율이 하락한 것에 영향을 더 받은 그런 느낌 같다.

결론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의 가치는 그만큼 오르게 될 것이고 반대로 원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세가 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일 거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기준금리가 일본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점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분을 상쇄시키기엔 충분하다고 할 수도 있다. 거기다 인상은 거의 예고되었다시피 했고 자산시장에서도 이미 대비(선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호들갑도 없었다고 느껴진다.

트럼프는 주요국의 금리 인하를 바라는 만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트럼프의 의향과는 반대되는 행동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가벼운(?) 인상이면 아마도 문제 삼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물론 트럼프가 돌발 행동을 할 가능성은 없지는 않아서 문제일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큰 영향은 없지 않을까 추측한다. 물론 근거는 희박한 찍기이기 때문에 틀릴 확률이 더 높을 뿐이지만 말이다.

12월 FOMC 이후의 연준 인사들의 발언 정리

FOMC 일정을 까먹고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머지 않은 1월 29일이었다. 한동안 연준 인사들의 발언들이 쏟아지다가 갑자기 왜 잠잠해졌나 했더니 블랙아웃 기간이었나 보다. 이 때가 되면 늘상 그래왔듯이 발언들을 정리할 시간인 듯하고 그래서 12월 FOMC 이후의 연준 인사들의 발언들을 특정 언론사의 기사 기준으로 정리해 봤다. 참고로 인사들의 배치 순서는 의장 - 이사 - 총재 순이고 그 외에는 그저 기사가 올라온 순서로 정리했을 뿐이다.

리사 쿡 (연준 이사):

  • "올해는 금리를 더 점진적으로 낮추는 것이 합리적"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 "미국 물가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참고로 이 분은 트럼프 당선 전까진 매파였다)
  • "인플레이션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
  •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한 수준이며 데이터에 따라 올해 3~4회 인하도 가능"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2%를 향하고 있다"
  • "12월 고용지표는 강력했지만 과열 징후는 아니다"
  • "미국 인플레이션은 목표치를 향해 더 진전할 것"
  • "12월 CPI는 고무적이나 주택 물가는 실망스러워"

미셸 보먼 (연준 이사):

  • "현 금리는 중립 수준에 가깝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 "한동안 다소 제약적으로 유지해야" (참고로 이 분은 12월 FOMC의 유일한 인하 반대자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 "트럼프의 정책을 경제 전망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 "기본적인 전망은 중립금리를 향해 내려가는 것"
  • "주택시장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중"
  •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더욱 데이터에 의존할 것"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 "경제 성장 가능성이 높고 긍정적이겠지만 인플레이션 측면에선 더 많은 위험이 있다"
  • "2025년 미국 경제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불확실"
  • "12월 CPI는 물가 압력이 지속해서 완화되고 있다는 증거"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 "여전히 금리인하 경로에 있지만 여러 불확실성으로 한동안 쉬어가는 것도 적절"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 "현재의 통화정책을 '중립적'으로 볼 수 있다"
  • "점진적 인하를 지지한다"

여담

시장의 예측은 일단 동결로 모였다 (FedWatch)

슬슬 트럼프가 연준에게 금리를 인하하라는 압박을 시작한 것 같다. 일부 위원은 정치적 성향을 보이는 느낌이고 여기에는 반 트럼프와 친 트럼프로 나뉘어진 느낌이다. 다만 친 트럼프 성향 위원은 소수라고 느껴지고 있다. 그리고 매파 소리가 더 많은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번 FOMC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멋대로 추측해 본다. 트럼프의 압력도 이제 시작되었으니 그렇게 세지는 않을 것 같아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점점 압력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 미래는 알 수가 없을 것 같다.

2025-01-23

강남쌀국수의 소고기폭탄쌀국수 및 새우볶음밥에 관한 기록

사실 맛집 관련 로그 같은 걸 쓰게 되리라곤 블로그를 운영한 십수년 동안 전혀 생각지 못 했다. 하지만 여러 사유 특히 개인적으로 어떤 식당에 대한 기억이 애매모호해서 다시 시킬 때 고민이 많았던 점이 크게 작용하여 이제부턴 가급적 뭔가를 먹었다면 그에 관한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참고로 아무런 스폰싱은 없지만 개인적인 목적의 기록이기 때문에 음식점 이름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쓴다.

그 첫 타자는 강남쌀국수의 소고기폭탄쌀국수와 새우볶음밥이고 사이드로 주문한 미니탕수육이다. 배우자와 늘 점심 식사 선정에 관해 "난 몰라 네가 골라"라며 티격태격 싸우는 편인데 이날은 누군가의 입에서 "쌀국수!"가 바로 튀어나오는 바람에 평화로운 점심 식사 메뉴 선정이 되었다. 그리하여 몇 가지 안 중에서 고른 식당이 바로 '강남쌀국수'다. 물론 식당이 가까운 건 아니어서 배달로 주문했다.

자 과연 경기도 촌놈에게 서울 강남이라는 대도시의 맛은 과연 어떤 맛일까?

강남쌀국수의 소고기폭탄쌀국수와 새우볶음밥

소고기폭탄쌀국수: 사진으로는 많아 보이지만 사실 그렇게 고기가 폭탄 수준으로 부를 정도로 많지는 않았다. 다만 숙주가 충분히 들어있었던 점은 좋았다. 육수가 전용 포장 팩에 들어있었던 점도 특이했다. 육수의 맛은 향신료의 향이 좀 강한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맛은 무난했다. 소스 2종은 당연하게도 제공이 되었다. 어떤 외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쌀국수 집에서는 소스를 별도로 사야 했다는 안 좋은(?) 기억이 있는데 다행히도 여긴 한국적(?)이었다.

새우볶음밥: 맛 자체는 나쁘진 않았지만 개인적인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는 편이었다. 개인적으론 웍에 모든 재료를 넣고 강하게 그리고 불맛도 넣어서 볶아주는 것을 선호하지만 이 집은 철판에서 볶아주는 볶음밥이라 불맛은 없는 편이었다. 그리고 새우 토핑을 같이 볶은 게 아니라 다 볶은 밥 위에 별도로 올린 것처럼 보이는 것도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다. 아마도 볶음밥 메뉴는 토핑만 바꾸는 식으로 조합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미니탕수육: 꿔바로우와 탕수육 사이의 그런 느낌이었다. 소스가 좀 텁텁한 편인데 맛 자체는 개인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다. 먹을 만은 했지만 굳이 돈 더 주고 많이 먹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다.

서비스: 서비스로 온 호박식혜는 맛있었다. 아마도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라 직접 담근 것이 아닐까 추정될 정도로 적당히 달았다.

전반적인 평가

역시 강남! 촌놈에겐 뭔가 따라가기 어려운 그런 맛이 있었나보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편이긴 했으나 취향과는 거리가 다소 있었다. 다만 배우자는 취향에 맞았는지 맛있다며 잘 먹었다. 쌀국수는 향신료 향이 좀 있는 편이었지만 거부감은 없는 편이었다. 어쨌든 쌀국수는 다시 시켜 먹을 의향은 있다. 다음에 시키게 된다면 새우볶음밥과 미니탕수육은 다른 것으로 바꿔서 시켜보고 싶다.

가격은 일반적인 편이었다. 2인 세트로 2만 원 중후반대였는데 메뉴 조합에 따라 가격은 좀 달라질 수는 있을 것 같다.

주의할 점으로 독감으로 미각이 이상하게 뒤틀린 상태였었다는 점이 있다. 어쩌면 다음에 먹게 되면 다른 평가를 내릴 지도 모르겠다는 말이다.

2025-01-22

경험으로 정리하는 최근 A형 독감 패턴

(Sumanley / Pixabay)

가족으로부터 A형 독감이 전염되어 사투를 벌인지 일주일이 지났다. 현재는 열도 다 내리고 심한 증상도 없는 안정된 상태다. 하지만 그 사이에 있었던 사투가 제법 고통스러웠기에 독감에 관한 소감을 정리해 본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걸렸던 (병원에서 확인된) 독감은 이걸로 두 번째다.

개인적인 A형 독감 경험

대부분의 감염증이 그렇겠지만 우선은 피로로 부터 시작되었다. 특히 저녁 시간 때 피로가 극도로 몰려왔다. 모든 것이 귀찮아지고 힘들게 느껴지던 상황이 잠자리에 들고 30분 가량 가만히 쉬고 있으면 그래도 회복이 어느 정도는 되던 수준이긴 했다.

수 일 후 슬슬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물론 시작은 미열이라 이게 열인지 아니면 그냥 운동이나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에 체온이 높아진 건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체온이 점진적으로 계속 올랐다는 점이다. 약 이틀에 걸쳐 최고 38.8도까지 체온이 슬금슬금 올랐다.

그리고 열이 최고치로 오른 날 갑자기 감기 증상들이 일제히 몰려왔다. 목이 칼칼해지고 가래가 끼고 콧물이 흘렀다. 열이 높았기 때문에 몸살과 오한, 두통 및 어지럼증도 당연히 동반되었다.

열이 최고로 오른 다음 날 병원에서 독감 판정을 깔끔하게(?) 받고 타미플루, 알레르기약, 가래약, 해열진통제(타이레놀) 등을 처방받았다. 약을 먹으면 열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나마 생활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약 효과가 떨어지는 4시간 정도가 지나면 다시 오한과 몸살이 돌아오며 힘들어졌었다.

독감 검사는 코로나 신속검사와 동일하다. A, B, C형 독감을 하나의 키트로 진단할 수 있고 최근에는 코로나까지 하나로 통합된 검진키트도 나오는 것 같다.

몸살과 오한은 이틀 가량 열이 오를 때마다 찾아왔지만 타미플루 복용 이틀차를 기점으로 다시 아침 기초 체온을 기준으로 체온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미플루 복용 4일차 아침에 정상 체온으로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는 가래와 콧물 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증상들은 일제히 사라졌다. 증상들이 한 번에 나타났다 한 번에 사라지는 요상하게 상쾌한(?) 느낌이었다.

타미플루를 전부 복용한 이후에는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왔다. 감기보다 확실하게 아팠지만 확실하고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가족의 사례와 합쳐보면

이번 A형 독감의 특이한 공통점으로 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에 독감은 열이 한 방에 크게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A형 독감은 걸린 우리 가족들 모두 열이 2~3일에 걸쳐 점진적으로 올랐다. 그리고 타미플루를 복용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4일차에 모두 정상 체온으로 내려왔다는 점도 공통적이었다.

발열을 제외한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했다고 생각하지만 콧물은 공통적인 증상이었다. 이 외에는 일부가 기관지염 및 가래가 있었을 뿐이다. 다만 본인을 제외한 '의사소통이 완벽하진 않았던' 소인(?)들의 증상들은 그저 눈에 보이는 것들만을 정리한 것이라 확실하지는 않다.

여담

독감은 여러 의미로 상당히 무서운 감염병이다. 앞서 이미 언급했지만 특히 그 전염성이 문제다. 독감은 코로나 급의 전염성 자체도 심각하지만, 전염 가능 시기가 발열 시점 하루 전부터 시작해서 열이 내리고도 약 24시간 이상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감염 차단이 골치아픈 편이다.

또 이미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 독감을 판정해 내는 시기 또한 문제다. 보통 발열 이후 12~24시간 정도가 지나야 키트로 판정이 잘 되니 말이다. 그런데 이 시점이면 이미 전파의 하이라이트인 시점이다. 즉 독감을 다 퍼트리고 나서야 독감 판정을 받게 되는 셈이다.

코로나나 일반 감기에 비해 좋은 점이 있다면 역시 전용 치료제를 싼 값에 구할 수 있다는 점 같다. 단지 검사 비용이 좀 비싸고 코를 뚫는(?) 고통이 있지만 굵고 짧게 치료가 되는 편이라 참 다행이라면 다행이니 말이다.

어쨌든 지금과 같은 시기 주변에 감기 환자가 있다면 일단 조심하자. 마스크를 잘 써도 감염될 수 있으니 환기를 철저히 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자신이 환자라면 가급적 다른 사람 근처에 안 가도록 하는 것도 현명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바로 4인 가족 중 3인이 모두 한 사람에 의해 독감이 전염되었지만 나머지 한 명은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백신의 효과일 수도 있고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고 환기를 자주 한 것도 도움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즉 일반적인 예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말이니 집이 좁거나 가족이 많다고 예방을 포기(?)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