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프로에 윈도우XP 설치 삽질기
준비
우선은 정보부터 수집.
도데체 부트캠프냐 뭔지 잘 이해가 되게 설명해 주는 곳이 잘 없다. 어쨌든 알아낸 바로는, 부트캠프는 일반적인 윈도우가 설치되는 PC의 BIOS를 에뮬레이션 해 주는 서비스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선 준비되어 있는 건 맥북프로(13인치 2009년형), Mac OS X 스노레퍼드(Snow Leopard), 윈도우XP Professional SP2 정품(32bit).
부트캠프를 이용해서 맥에 윈도우를 설치하려면 우선 [유틸리티 - 부트캠프 지원] 앱을 실행시켜야 한다.
부트캠프 지원 앱은 Mac OS X에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app' 이라는 확장자가 보이는데 설정에 따라 안보일 수도 있다.)
부트캠프 지원을 실행시키면 OS X 설치씨디가 있는지 부터 물어오는데 일단 있는 셈 치고 넘어갔다.
다음 파티션을 나누는 단계. 적당히 슬라이드로 공간을 선택하고 파티션 시작. 여기서 부터 삽질이 시작된다.
정리: 맥에 윈도우를 설치할 때는 Mac OS X 혹은 스노레퍼드 설치DVD, 윈도우 설치CD 정품, 만약을 대비한 외장하드나 USB메모리 등을 준비해야 한다.
파티션 나누기
첫 번째 좌절기.
32GB를 윈도우로 나눠주기 위해 32GB로 맞추고 파티션 나누기 시작. 프로그레스바가 30% 정도 되는 지점까지 한참 걸리더니 오류를 뱉어낸다. "이동할 수 없는 파일이 있삼. 저널링파일시스템으로 포맺하고 재설치 하셈" 이랜다.
포맺은 상황 상 어렵다. 일단 백업할 여유공간의 외장하드가 없다. 따라서 OS X 재설치 단계를 거치는 건 거부.
일단 파티션을 나누는 단계에서는 해당 영역의 파일을 몽땅 다른 곳으로 옮기고 윈도우용 파티션을 나눠야 하니 '윈도우 시절 조각모음 시 충분한 공간이 없으면 잘 안되는 상황'을 기억해 내고 일단 빈 공간을 최대한 늘려보기로 했다.
일단 VirtualBox로 만들어 놓은 가상화 윈도우 설치본 삭제. 10GB의 빈 공간이 늘어났다. 다시 시도. 또 실패...
더 비워보자. 안타까운 동영상들이 사라져간다. (야동 아님! ㅠㅠ)
빈 공간 대략 70GB. 다시 파티션 시도. 또 실패. 동일한 오류.
어쩌다 하드에 잠긴 파일이 있는 것을 발견. 홈 디렉토리 아래의 모든 잠금파일을 풀어주고 다시 시도.
sudo find . -flags uchg -exec chflags nouchg {} \;근데 또 실패. 동일한 오류. 잠긴 파일은 원인이 아닌 듯 하다.
다시 더 늘려보자며 '지우면 안돼!'라고 마크를 달아놓은 영상 일부 삭제. 아........ 야동은 아니지만 아쉽... 3GB나 늘어났다!
아니 근데 어쨌든 또 실패... 훌쩍...
만약을 위해 남겨놓은 패러럴즈 가상화 윈도우 파일 삭제. 빈 공간이 20GB 정도 더 확보되었다. 이번엔 나눌 공간을 28GB로 줄이고 다시 시도. 어... 프로그레스바가 잘 올라간다!!!
결국 성공. 패러럴즈가 원인이었던 것인가!
정리: 부트캠프지원에서 파티션 나누기 도중 실패하면 빈 공간을 늘려보고, 만약 패러럴즈 가상화를 사용 중이었다면 해당 가상본을 삭제하고 시도해 볼 것. 안되면 포맺...;;
윈도우XP 설치
[부트캠프 지원]에서는 윈도우 설치 시 꼭 정품 윈도우7 설치CD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아마도 아주 중요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윈도우7은 아니지만 어쨌든 윈도우XP 정품CD가 있으니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다.
혹시나 해서 언급하지만, 구글신께서는 '정품이 아닌 윈도우, 특히 서비스팩3가 동봉된 설치본이나 XP 블랙에디션 등등 제3자에 의한 커스터마이징이 된 설치CD는 설치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라는 계시를 내려주셨다.
어쨌든, 파티션 나누기가 끝난 후 윈도우 설치 CD를 넣고 설치를 시작하랜다. CD를 집어 넣고 설치 시작 클릭. 알아서 OS X 가 재부팅 된다. 평소 부팅 시간보다 약간 오래 걸렸지만 CD로 부팅이 된다. 사과마크가 안나오니 썰렁하다...
맥북의 뜨겁지 않은 이륙(CD돌아가는 소리)이 시작된다.
윈도우 설치 시작. 키보드는 USB 타입3로 설정. Shift-Space로 한영전환을 하기 위해선 필수. 개인적으론 [한영]키 보단 Shift-Space를 선호하기에 부담없이...
BOOTCAMP (FAT32)로 표시된 파티션이 보인다. 친절하게도 FAT32다. 이 파티션에 설치를 시작, 설치 파일 복사가 시작 된다. 여기까진 순조롭다.
설치파일 복사가 끝나고 첫 번째 리부팅 시작.
Disk Error. 부팅이 안됨. 악!!!
몇 번의 강제 종료 후 리부팅을 해 봤지만 부팅될 기미가 안보임. 여기서 약간 울었다... 리눅스를 쓸 때 종종 봐왔지만 부트로더가 설치된 부분에 뭔가 문제가 있나보다. (설마 보조파티션에 MBR을 만들리는 없을테고 -_-)
...
구글신께 빌어서 '부트캠프 파티션 처음엔 고자임. 그 파티션 포맺 해보셈' 이라는 계시를 얻었다. 다시 윈도우 설치CD로 부팅해서 처음부터 설치 다시 시작한다.
이번엔 BOOTCAMP이름이 붙은 파티션을 선택해서 포맺을 했다. FAT32로... (32GB가 넘는 파티션은 NTFS로 해야 한다. FAT32는 약간 고자지만 OS X에서 읽고 쓰기가 가능한 파티션 타입이다.)
설치 파일 복사 후 리부팅. 이제는 부팅이 된다. 만세!
...
기본 설치 완료. 하하하! 눈물난다.
일단 윈도우XP가 기본적으로 설치된 상황: 커맨드키가 윈도우키로 인식된다. 단, 소리가 안난다. 네트웍도 안된다. 기타 상당수의 하드웨어가 인식이 안되어 있다.
정리: BOOTCAMP가 파티션을 나눈 후 만들어 준 FAT32 파일시스템은 뭔가 이상하니, 윈도우 설치 시 반드시 FAT32 혹은 NTFS로 포맺할 것. '빠른포맺'을 해도 되는지는 시험 안해봄...
팁: 설치 실패 시 다시 Mac OS X로 부팅하려면? 시스템을 켤 때 Option키를 누르고 있으면 부팅할 OS를 선택할 수 있다.
드라이버 설치
OS X 설치CD가 회사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울면서 잠을 청했다.
...
어쨌든 Mac OS X 설치CD에 BOOTCAMP를 설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해서 이 프로그램은 윈도우용 드라이버 모음이라고 봐야 한다. 괜히 중복으로 부트캠프라고 혼란스러운 이름 붙여서 이게 뭔지 파악이 안되게 하는 애플은 각성해야되.
자 그래서 맥북프로 구입 시 받은 설치CD를 넣었다.
기릭 기릭 기릭 ... 뭔가 소리가 이상하다 ...
여기서 또 한번의 좌절. OS X 설치CD(정확히 DVD)가 인식이 안된다! 으악! 악! 다른건 다 되는데 설치CD만 안된다.
...
결국은 또 구글신께 기도를 드린 후 누군가 토런트로 공유 중인 부트캠프3.0의 이미지를 구했다. 정말 친절한 분이다. 애플 공식 사이트에서도 부트캠프 업데이트만 제공하지 부트캠프 자체를 다운로드 받을 수 없는데 정말 친절하신 분이다. 너무 친절하시다. 아 눈물나...
다운로드한 이미지(.iso)가 1GB가 약간 넘는 크기다. 이미지를 마운트 해서 안의 내용을 USB메모리에 복사한 후 다시 윈도우로 부팅했다. OS X 설치 DVD가 인식 잘 되는 분이라면 이 부분이야 웃으면서 넘어가면 되겠다. -_-
이제 윈도우로 부팅해서 부트캠프(라고 이름 지어진 드라이버팩) 설치 시작. 설치 프로그램을 실행시키자 드라이버가 하나 둘 설치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또 하나의 좌절을 겪게 되었다. 비디오카드 드라이버가 파일을 못 찾는다며 설치를 실패하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나머지는 설치가 되어서 네트웍도 되고 사운드도 잘 나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비디오카드 드라이버가 없어서 화면이 버벅 거리는게 너무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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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답을 찾아보자. 구글신은 자비롭다. 이런 저런 Nvidia 튜닝 드라이버를 다운받아 보고 공식 사이트에서 부트캠프2.0 시절의 버그패치용 드라이버를 올려놓은 것 등 이런 저런 것을 다운받은 후, 다시 윈도우에서 설치를 시도 해 봤다.
불행히도 따로 구한 드라이버들은 모두 하드웨어 인식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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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희망으로 애플 공식 사이트의 부트캠프 3.1 업데이트를 다운받아 봤다. (주. 현 시점에서 3.2 업데이트 까지 나와 있긴 한데 3.2는 용량이 작아서 무시한 것이다)
http://support.apple.com/ko_KR/downloads/#macoscomponents
윈도우의 문제인걸까. 업데이터 프로그램이 실행이 안된다!!! ... 어쩌다 탐색기 설정에서 확장자를 보이게 한 후 다시 실행해보니 되었다는 신기한 경험을 하나 추가한다.
업데이트 시작 부터 바로 비디오카드 드라이버(Nvidia Geforece 9400M)을 설치하기 시작한다. 아앗 여신님! 베르단디의 가호가 있었다!
정리: 만약 부트캠프 드라이버팩으로 인식이 안되거나 설치가 실패하는 드라이버가 있다면 부트캡트 업데이트를 다운받아서 따로 설치해 보자.
최종상황
성공적으로 설치 및 하드웨어 인식 성공! 다 끝났다! 가 아니라... 진짜 윈도우 설치의 반은 윈도우 업데이트를 설치하는 것이다. 다만 업데이트 설치를 순조로울 것이리라...
부트캠프를 설치하고 시스템을 리붓하고 나면 작업줄 표시란 오늘쪽에 부트캠프 아이폰이 뜨게 된다. 이 아이콘을 우클릭 해 보면 설정 메뉴와 Mac OS X로 재부팅 할 수 있는 메뉴 등이 있다.
설정 메뉴에서는 F1, F2 등의 펑션키가 기능키로 동작할 것인지 펑션키로 동작할 것인지를 설정할 수 있다. Fn키 조합으로 쓰던 뭘로 쓰던 편한대로 설정하자. 이 후 펑션키로 모니터 밝기라던가 볼륨 설정 등을 Mac OS X 때와 동일하게 그대로 쓸 수 있다. (UI도 똑같다 ㅠㅠ)
부트캠프 3.0 이상을 설치한 이후 부터는 Mac OS X의 파티션이 탐색기에서 보인다. 즉, 맥의 파일을 읽을 수 있다. 대신 쓰기나 삭제가 안된다. 그래도 맥의 파일을 윈도우로 복사해 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편한 것 같다.
반대의 경우도 잘 된다. Mac OS X에서 윈도우 파티션이 자동으로 마운트 되어서 보인다.
특히 FAT32로 파티션을 포맺한 덕분에 Mac OS X에서 윈도우 파티션으로 파일을 복사해 넣거나 지울 수도 있다. NTFS의 경우라면 읽기만 가능하겠지만... (잘 설정하면 쓰게 만들 수도 있다)
마무리
이단의 현장. 윈도우 업데이트만 200개 가까이 설치했는데 그 동안 고열을 내며 괴로워 하더라. 미안해...
글로 적으니 별로 안길어 보이지만, 사실 이 삽질기는 4일간의 사투를 정리한 것이다.
부트캠프로 윈도우 설치하기에 관한 글을 찾아보면 항상 삽질을 각오해야 한다는 말들이 보이는데 그게 딱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 마다 상황도 다르고 하드웨어도 다르고 부트캠프도 드라이버도 완벽하진 않다.
근데 삽질이 너무 심해!
결론: 어쨌든 2009년형 스노레퍼드 맥북프로에서도 윈도우XP 32Bit 버전은 잘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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